놀고 있는 엔화를 그냥 두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손해 보고 원화로 바꾸기도 싫어서 이런 상품을 한 번쯤 찾게 되더라.
‘하나은행 엔화 ETF 글로벌신탁 상품 가입해도 될까?’를 알고 나면, 지금 내 엔화를 그냥 둘지 굴릴지 판단하는 데 꽤 만족스러울 것 같다.
결론
결론부터 말하면 이 상품은 엔화가 저절로 불어나는 예금이 아니라, 들고 있는 엔화를 투자 원금으로 써서 일본 거래소 상장 ETF 두 종에 들어가는 구조이다.
그래서 엔화를 오래 묵혀두고 있었고, 당장 일본에서 쓸 계획도 흐릿한 사람에게는 한 번 볼 만한 선택지이긴 하다.
반대로 원금 흔들리는 걸 싫어하거나, 은행 창구까지 가서 설명 듣고 결정하는 과정이 번거로운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안 맞는 방식 같기도 하다.
한마디로 안전한 엔화 보관함이라기보다, 엔화를 재료로 미국채나 미국 기술주 흐름을 타보는 투자 상품에 더 가깝다.
나는 그래서 가입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무조건 예스보다, 놀고 있는 엔화가 있고 손실 가능성도 받아들일 수 있을 때만 괜찮다고 보게 됐다. 이건 꽤 현실적인 결론이긴 하다.
구조
뜻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엔화 자체가 수익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엔화로 산 ETF 가격이 오르거나 분배금이 나오면 돈을 버는 구조이거든.
지금 공개된 종목도 많지 않아서, 하나는 미국 초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엔화 헤지형 ETF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기술주 20종에 들어가는 ETF이다.
이런 구조는 냉장고에 남은 재료로 아무 요리나 하는 게 아니라, 딱 정해진 두 메뉴 중 하나를 고르는 느낌이라 선택 폭이 넓은 편은 아니다.
수익 경로도 결국 ETF 가격 상승, 분배금, 그리고 경우에 따라 환율 영향 정도로 압축되기 때문에 상품 설명을 들을 때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보면 이해가 빨라진다.
겉으로는 은행 상품처럼 보여도 속은 투자상품이라서, 예금처럼 편안하게 생각하고 들어가면 체감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이 차이를 먼저 잡는 게 중요하더라.
가입
하나은행 공홈이나 앱에서 상세 상품 페이지를 바로 찾기 어려운 이유도 결국 이 상품이 누구나 앱에서 눌러서 바로 가입하는 구조보다, 영업점에서 설명 듣고 들어가는 대면형에 가까워서인 것 같다.
요즘은 좋은 상품이면 앱에서 먼저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느끼는데, 이건 마치 맛집이 간판은 작게 달아놓고 단골만 아는 골목 안쪽 가게 같은 느낌이 있긴 하다.
그래서 홍보가 약하게 느껴지는 건 맞고, 관심 있는 사람만 창구에서 캐묻고 가입하는 식이라 대중적으로 확 퍼지기엔 확실히 불리해 보인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는 신탁 구조와 투자위험 설명을 대면으로 충분히 해야 하니, 앱에서 가볍게 파는 방식보다 창구 설명형으로 가는 게 편했을 수도 있다.
결국 이 상품은 접근성보다 설명 책임을 택한 모습이라, 편리함을 기대한 사람은 초반부터 살짝 김이 빠질 수 있다. 이건 좀 아쉬운 지점이다.
누구에게 맞을까?
이 상품은 당장 엔화를 쓸 일이 없고, 그냥 두기엔 아깝지만 원화 환전도 내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잘 맞을 수 있다.
반대로 엔화는 엔화대로 안전하게 들고 있고 싶고, 투자 손실이나 ETF 가격 출렁임을 보기 싫은 사람에게는 시작부터 불편한 구조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장기국채 ETF는 금리 변화에 크게 흔들릴 수 있고, 기술주 ETF는 빅테크 조정이 오면 생각보다 깊게 빠질 수 있어서 은행 상품이라는 이름만 믿고 들어가면 곤란하다.
비용도 신탁보수, ETF 운용보수, 세금과 각종 거래비용이 실제 수익을 깎을 수 있으니, 창구에서는 수익 기대보다 총비용과 환헤지 여부를 더 집요하게 물어봐야 한다.
내 기준에서는 엔화가 놀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입하기보다는, 이 돈을 1년 이상 안 써도 되는지부터 먼저 확인하는 사람이 덜 후회할 것 같다. 이 부분이 진짜 갈림길임.
왜 신탁으로 파는 걸까?
은행은 원래 증권사처럼 직접 투자 중개를 할 수 없다.
대신에 신탁 구조로 주식 상품을 팔 수는 있음.
그래서 상품 이름에 신탁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신탁이 뭐냐? 남한테 믿고 맡긴다는 뜻이다.
내 자산을 맡기는 거니까 내가 직접 주식을 운용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하나글로벌신탁(엔화) 상품에 가입한다는건 내가 주식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하나은행을 믿고 맡긴다는 의미이다.
결론적으로 하나은행이 매니저 역할을 하는 것이고, 실제 매매 체결은 증권사나 예탁기관에서 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를 알고 보면 이름이 좀 덜 낯설다.
왜 비주류 같을까?
이 상품은 아마도 비주류에 속하지 않나 싶다.
국내에 놀고 있는 엔화가 20조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 하나은행이 이 상품을 출시한 배경을 보면, 트래블로그 카드에 놀고 있는 엔화가 은근히 많다는걸 발견하고는 이걸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하고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근데 놀고 있는 엔화 20조원을 하나은행이 혼자서 다 흡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걸 다 흡수한다고 해도 단타에 익숙한 우리나라 투자 성향상 오래 돈을 벌지 못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해당 상품은 운용 담당자가 ETF 상품 2가지와 환차익 총 3가지 재료를 가지고 수익을 내는 것이다.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데 크게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주식이라는건 사실 대응의 영역인데 이것만 가지고 대응이 될까 우려스러움. 나도 이 대목은 꽤 걸리는 편이었다.
지금 가입해도 될까?
당장 엔화를 쓸 일이 없긴한데 환차익 손해를 보고서 원화로 환전하는게 싫다고 가만히 놔두고 있는 분들 중에 엔화가 있었는지도 몰랐던 분들은 이번 기회에 투자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나도 트래블로그에 엔화로 50만원 정도가 있는데, 2년째 묶어두고 있다.
언젠간 일본에 놀러갈때 쓸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벌써 2년이 지났다.
가까운 나라이긴한데 은근히 안가지네.
이럴 때는 그냥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서 창구에 가서 직원한테 얘기해서 상품에 가입해버렸다.
자주 묻는 걸로 답하면, 당장 일본 여행 계획이 뚜렷하면 굳이 넣지 말고, 1년 이상 안 쓸 엔화라면 설명 잘 듣고 소액부터 시작해보는 건 가능하다고 본다. 내 기준은 딱 여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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