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를까 내려갈까만 고민하다 보면 청약이 투자처럼 느껴져서 더 불안해지고, 뭔가 따라가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이 들기도 할 것이다.
“주택청약을 투자로 생각하고 접근하면 안되는 이유 2편”을 알게 되면 청약을 대하는 관점이 훨씬 편안해지고 만족스러워질 것이다.
- 1편을 우선 참고하자.
서울에 집 못구할 뻔한 내 친구 이야기
서울 태생인 내 친구가 있다. 어릴 때부터 투자 안목이 좋아서 서울에 30년된 구축 아파트를 미리 사놨다.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자기가 태어난 지역에서 직장과 집을 구하고 싶을 것이다.
서울에 젊은 사람들은 서울 집값 폭등때문에 지방으로 쫒겨나고 있다.
일찌감치 구축 아파트라도 구매한 내 친구는 다행히 쫓겨나지 않고 잘 살고 있다.
친구 말로는, 내 고향에서 살려면 경쟁을 해야된다는게 참 안타깝다고 하더라.
물론 지금 서울에는 신축 아파트를 지을 땅이 마땅치 않아서 재개발 재건축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근데, 조금이라도 기회가 생기면 다들 수억원 대출 받아서 청약을 넣으니 집값이 내려가질 않는다.
기회가 있는 곳에 돈과 경쟁이 몰리는건 당연하다.
다만, 헨리 조지가 주장한대로 땅은 인간이 만든게 아니라서 사유화할 근거가 없다. 땅위에 올려진 건물도 마찬가지.
공동체가 만든 가치기 때문에 세금을 더 많이 매겨서 그 지역 주민들에게 나눠주는게 맞다고 본다.
연예인들은 돈을 벌면 왜 부동산을 살까?
연예인들이 재테크에 밝아서 부동산을 사는게 아니다. 그들 주변에 자칭 전문가랍시고 코칭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행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연예인들은 소득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하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거의 무위험 고수익 자산으로 여겨진다.
특히 서울 강남, 용산, 한남 같은 핵심 지역은 사회 전체가 만들어주는 입지 덕분에 그냥 ‘존버(버티기)’만 해도 시세가 폭등한다.
헨리 조지의 관점으로 보자면, 이건 “사회가 만든 가치를 개인이 독점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다.
부동산은 공급이 제한돼 있고, 정부조차 가격 하락을 원하지 않거든.
그래서 ‘위험이 낮고, 세금도 버틸 만하고, 사회가 밀어주는 자산’이 돼버린 거다.
결국 사람들은 “이 나라에서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동산부터 사야 한다”고 학습된 셈.
공부할게 많아서 생기는 착각
부동산 투자 강의가 워낙 많다보니까 이게 무슨 수능이나 고시처럼 공인된 절차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
서점에 부동산 투자 도서가 많이 깔려있고, 뭔가 있어보이게 목차가 많다고해서 부동산 투자가 넘사벽인게 아니다.
비싼 물건이다보니 진입장벽이 높고, 돈 많은 높으신 양반들이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것 뿐이다.
역세권에서 멀어지면 아파트 가격이 내려간다는 공식을 만들어놓으면 투자 판단이 쉬워지고 철옹성 같은 계급 사회를 만들 수 있거든. 마치 영화 설국열차처럼.
재벌이나 연예인은 정보 접근성이 일반인과 다르다.
어떤 지역에 재개발이 잡혔는지, 어느 구역에 지하철 노선이 연장되는지, 이런 정보는 공개되기 전에 이미 ‘자본 네트워크’ 안에서 돌고 있다.
즉, 사회 전체가 만든 가치가 특정 계층에게 먼저 흘러가도록 설계된 구조다.
부모들의 자산 대결
내가 만난 서울 여자들은 예외없이 돈에 민감하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돈을 잘 모른다.
그냥 징징대면서 부자되고 싶다고 하소연만 할 뿐. 정작 본인이 부자가 될 생각은 안한다. 방법도 모르겠지.
작년에 내가 아는 서울 여자들이 모두 결혼을 했다. 이 당시에 화두가 되었던게 바로 자산.
남편과 그의 부모가 얼마나 돈이 많은지 서로 비교하기 바빴는데, 서로 대놓고 말은 못하고 신혼집의 형태와 위치를 공유하면서 간접적으로 비교하기 시작했다.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 아버지와 너희 아버지 중에 누가 자산이 많은가?” 라는 재미난 주제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주제가 정상적이진 않음)
다음과 같은 조건을 비교했었다.
- 서울에서 의사생활하면서 서울에 부동산을 1채 보유한 사람
- 울산에서 대기업 다니면서 울산에 부동산을 5채 보유한 사람
의사도 의사 나름인데, 울산 대기업 다니는 킹산직의 연봉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 직장인 사이에서도 탑클래스에 해당하고, 개원의 평균 월급보다 많은 편이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서울 여자들은 대기업보다 의사가 더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더라. 도대체 왜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대화의 핵심은 부동산에 있었다. 서울보다는 울산 부동산의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5채를 보유하는게 이상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서울여자들은 서울밖에 모르니까 울산이라는 지역적인 특성을 무시한채 5채라는 말에 홀려서 울산 시아버지를 높게 평가했다.
사실, 저 둘을 비교할 때 실질적으로 얼마나 현금성 자산을 더 많이 벌었고 더 많이 모았는지 비교하는게 공평하다.
근데, 부동산으로 비교를 해버리니까 평생 울산에 살았던 사람은 울산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서울 사람에게 밀려버리는 것이다.
그럼 부동산 때문에 지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서울에 와야되는건가?
서울 사람들은 자신들이 서울 태생이라는 것만으로 우쭐대도 되는건가?
다음 3편에 계속……
관련 정보
주식 투자 관점에서 우리나라 vs 미국 은퇴후 연금생활 차이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