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있는 아파트 한채를 매매해도 될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투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서 보증금을 낀 월세로 집을 자주 옮겨다닌다. 이 때 남양주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못 돌려받아서 서울집에 전입신고를 좀 미뤘는데 이 때 이야기를 좀 공유하겠다.
오해
뭐 14일 이내에 꼭 해야된다느니, 안하면 과태료가 발생한다느니 이런건 현실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라 경각심도 잘 생기지 않더라.
과태료가 그렇게 많은 편도 아니고 실제로 이걸 청구하려면 엄청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심적으로 부담이 좀 적다.
그리고 내가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새로운 집을 전월세 계약할 때 세금 신고를 하는 것도 없기 때문에 나라에서 내가 무슨 계약을 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나는 법적으로 남양주 집에 전입신고가 되어있는 상태이고 서울 집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본인이 여건만 된다면 여러 지역의 여러 주택과 전월세 계약을 맺어도 된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도 없고 그냥 내 자유다.
전입신고 안하고 살면 벌어지는 일
1. 보증금
나는 내 돈을 집주인한테 주는게 너무 아까워서 최대한 월세 비중을 크게 해서 거래를 하는 편이다.
전입신고를 안하면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하는게 좋긴 한데, 잠깐이라도 늦는 경우에는 집주인하고 얘기할게 많아진다.
집주인하고 1:1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법으로 정해놓은 14일 이내에 전입신고를 해야되고 이걸 계약서 특약사항에 다음과 같이 기재를 해야된다.
- 계약일 이후 14일 이내에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시면 안됩니다.
신탁 부동산이 요즘에 많아지고 있는데 이건 집주인이 건설사인 경우이다. 개인과 거래하는 것보다는 금융거래 관련해서 믿음이 크기 때문에 조금 수월하긴 하다.
건설사가 더이상 해당 부동산으로 대출을 받을 여건이 안되기 때문에 전입신고를 좀 늦게 해도 괜찮다. 다만 건설사가 파산까지 가는 지경에 이르면 상황은 달라지는데, 그걸 우리 같은 개인이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2. 우편물, 고지서 등
자동차 과태료 같은 것들은 사실 앱으로 확인해도 되지만 우편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게 좀 불편했다. 그래서 미납처리가 되어서 연체료를 낸 적이 있었는데, 이게 반복되면 신용점수가 깍이니까 금융거래에 있어서 좀 안좋긴 하다.
그리고 이전 집에 관리비, 공과금 이런것들을 매번 신경써줘야 하는데 모바일로 처리되는게 아니라면 매번 이전 집으로 가서 우편물을 확인해야 된다.
나도 남양주로 2번 정도 갔었는데, 시간 여유가 있으니까 가능했던 것이지 직장생활하는 사람이라면 그 행복한 주말을 포기해야될 수 있다.
다행히 관리비 같은 경우에는 ‘아파트아이’라는 서비스 앱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모바일로 고지서를 받고 납부처리도 한꺼번에 할 수 있었다.
전기세랑 도시가스 요금도 모바일 앱이 따로 있더라. 진작에 알았으면 굳이 남양주를 안갔을텐데.
3. 생활 편의 서비스
나는 2가지가 불편했는데, 하나는 서울에서 시행하는 각종 복지 혜택들을 누리지 못했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 설치 문제.
서울은 복지 혜택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그 중에서 요즘에 인기가 많은게 손목닥터9988이 있다. 내 지인은 이걸로 한달에 만원정도 포인트를 쌓는다고 하길래 나도 해보려고 했지만 서울 시민이 아니면 못한다고 하더라. 이것과 비슷한 사례들이 제법 많다.
인터넷 설치하는데도 골치가 아팠다. 남양주 집에 3년 약정으로 SK 인터넷을 설치했었는데, 서울 집은 SK가 못들어오는 동네라고 하더라.
전입신고서를 제출하면 위약금 없는 상태로 해지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전입신고를 안한 상태니까 해지를 하려면 위약금을 내야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서울집에 인터넷을 설치하려면 이중으로 돈이 들어가야되는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이 손해를 좀 봤다.
결론적으로 전입신고 안하고 살면 상당히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