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 눈물 콧물 다 나왔다. 감성을 제외하고 그당시 시대 현실을 보니까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해지더라. 직장을 다니는게 맞는지 아니면 양관식처럼 배를 사서 선장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엄마한테 시대 배경을 물어봤다.
드라마 배역별 현실 인물
- 오애순, 양관식 =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
- 양금명, 박충섭 : 나의 아버지, 어머니
오애순 51년생이다. 양금명이 68년생이다. 사실 우리 엄마는 58년생이라서 드라마 배역의 중간쯤에 해당되긴하다. 어차피 같은 시대에 살았던 분이라서 드라마 보자마자 엄마가 폭풍 오열을 하더라.
할아버지는 어떻게 돈을 벌었나?
농사지었다. 드라마 배경은 제주도니까 농사를 못지어서 어업을 하는걸로 나온다.
그 당시에는 정주영, 이병철의 기업뿐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국민들이 농업 아니면 어업 종사자였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으로 따지면 다들 먹고 살기 위해 발악을 해야되는 자영업자였다고 한다.
지금의 자영업자들은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상대적 박탈감도 느끼면서 동시에 국가 탓을 많이 하는데 그 당시에는 다들 먹고 살기 힘들었기 때문에 남 탓 따위는 사치였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농사와 아버지의 직장생활 중에 무엇이 나은가?
엄마는 직장생활을 선택했다. 그래서 내가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엄청 심하게 반대를 했다.
우리 엄마는 인간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최초로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직장생활에 대한 믿음이 확고할 것이다.
불안한 삶을 누가 좋아하겠냐마는 사실 지금 세대는 먹고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어떤 삶을 살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문제다.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2년도 안되서 이직했을 때 부모님은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했다.
부모가 그러는데 어느 자식이 마음 편할까. 근데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되는 시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과거 부모가 살았던 시대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부모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시대의 형태가 변할지 모르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인간의 본능에 의해서 롤러코스터 타듯이 위아래로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
할아버지는 9명의 자식을 어떻게 키웠나?
할아버지는 힘들게 농사를 하셔서 9명의 자식을 키우고 결혼까지 시키셨다.
아버지는 대기업을 다니면서 2명의 자식을 편하게 키우고 아직도 결혼을 못시키고 있다.
사실 투자 대비 결과만 놓고보면 할아버지가 굉장히 효율적이다.
물론 시대 인식, 산아 정책, 자녀 교육비 등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한창 흥했던 시대에 돈벌이를 한 아버지가 더 유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과만 보면 할아버지가 승리자였다.
여기에 대해서 엄마한테 물어보니, 부동산 가격 차이 때문이라고 하셨다.
할아버지 시대에는 2-3년 정도만 열심히 농사지으면 땅을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산 땅만 어마무시했다고 한다.
물론 그 당시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었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가적으로 토지계획이 생겨나고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할아버지는 시세 차익을 거둬서 자녀들을 뒷바라지 했다고 한다.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시대였으니까 가능했던 걸로 보인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도 여전히 부동산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라고 생각하신다. 자식이 2명밖에 없긴 하지만 결혼시킬 때 무조건 아파트는 해주고 싶어하신다.
근데 아쉽게도 돈이 없어서 아파트를 못사주신다. 우리들은 죄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데 부모님이 가지고 있는 지방 부동산 가지고는 수도권 아파트를 사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내 자식은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대해서
내가 힘들게 살았으니까 내 자식만큼은 편하게 살았으면 하는 부모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근데 인간은 본능을 가진 짐승이기 때문에 생계에 위협을 느낄 때 삶의 의욕이 생기는 편이다.
그래서 양관식이 성실했던 것, 우리 할아버지가 성실했던 것에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양관식과 오애순은 아들인 양은명이 남의 밑에서 성실하게 돈벌이를 하는걸 바랬는데, 양은명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한동안 방황을 하게 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서 안정을 찾으면 퇴보하는 느낌을 받아서 심적으로 매우 힘들어한다.
맨유에서 뛰었던 박지성과 에브라가 했던 얘기가 생각나더라. 은퇴하고 나니까 선수시절에 즐겼던 긴장감이 사라지니까 그걸 대체하기 위해서 도파민을 폭발시키기 위한 취미 생활을 한다고 말이다.
지금 세대에 살고 있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 헬스장이나 수영장을 가는 이유가 본능 때문인 것 같다. 게임에 중독되는 것도 마찬가지.
반대로 지금 세대의 자영업자들 중에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는 분들 혹은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분들은 그 자체만으로 양관식, 양은명과 같은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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