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고 앞으로의 진로가 막막해서 “대학 꼭 가야 하나?” 고민하는 마음, 누구보다 잘 안다. 부모와 주변의 압박도 한몫하지.
“수능 대학 목숨걸 필요가 없는 이유”를 알고 나면 지금 가진 불안이 훨씬 가벼워질 것이다.
들어가기 전에
이 글을 보고 있는 부모들부터 반성하기 바란다. 내 자녀가 좋은 대학에 나와야하는 이유를 본인 인생에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건 부모들이 돈벌이하는 방법을 하나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부모가 직장생활만 해왔기 때문에 내 자녀한테 조언해줄 수 있는것도 직장생활로 돈을 버는 경로 하나뿐이다.
내 자녀한테 나의 좁디 좁은 사고 방식을 물려주지 말자. 본인과 자녀는 다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똑같은 방식을 주입시키면 자녀가 방황할 확률이 높다.
대학의 목표
대학은 본질적으로 학문을 연구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곳이다. 이게 너무 당연한데도 요즘은 대학을 취업 스펙처럼 보는 분위기가 강하더라.
그래서 “무조건 인서울이 답이다”라는 말이 괜히 굳어진 것 같았다. 사실 이런 생각 뒤엔 학벌과 능력우월주의 같은 게 깔려 있는 느낌이다.
나도 예전에 그런 분위기에 휩쓸렸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웃기더라.
현재 대학 현실
20세기에는 진짜 대학 졸업자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 졸업 = 중산층’ 공식이 아주 강하게 퍼져 있었다.
상류층은 대물림이 많았고, 노동자 계층도 대학과는 좀 거리가 있어서 사실 대학은 중산층의 상징 같은 거였더라.
그러니까 그 시대에는 “대학 = 신분 상승”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굳어진 셈이다. 지금이랑 완전 다른 시대임.
대학이 너무 많이 생기면서 권위가 떨어졌다.
이렇게 많아지면 예전처럼 “대학에서 나온 지식이면 무조건 최고다”라는 권위를 유지할 수가 없지 않나. 이미 시장에 공급이 너무 많아진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대학을 나오는 것 자체는 더 이상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게 된 느낌이 강하다.
해외에서
지금 선진국들은 대학보다 지역 기반 직업 교육이나 실질 기술을 더 선호한다. 우리도 해외 사례 보면 알 수 있더라.
그 사회가 오래 쌓아놓은 인프라 덕분에 굳이 대학을 안 가도 충분히 중산층으로 갈 수 있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아서 그런 것 같았다.
게다가 대학 내부 파벌 싸움 같은 문제는 생산적인 경쟁이 아니라 제로섬 게임화하는 경우가 많더라. 이런 부분도 대학 선호도가 떨어진 이유 같았다.
서구 사회는 이미 학력 집착을 넘어섰다. 미국이나 유럽 가보면 고졸·블루칼라라고 무조건 무시받지 않더라. 그게 제일 충격이었다.
특출난 기술이 있으면 임금이 바로 반영되더라. 인정이 빠르다 이긴 하다.
기여한 만큼 보상하는 분위기라 직업 귀천 자체가 많이 희미해져 있다더라. 한국과 비교되더라.
좋은 대학 나오면 돈을 많이 버는가?
대학 스펙과 자산 규모는 별개이다. 대기업 월급쟁이로 취업하면 안정적인 고액연봉을 받을 순 있지만, 이걸 꾸준히 벌어들이느냐 문제는 대학 스펙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좋은 대학 출신이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참을성이 좋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부와 돈벌이는 별개라는 점을 알아둬야한다. 공부는 자신과의 싸움이고, 돈벌이는 남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일이다.
즉, 대학 스펙은 안정적인 고액 연봉을 받기 위한 입장 티켓은 될 수 있지만 꾸준히 돈을 버는지 여부는 개인의 성향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현타가 오는 순간이 있는데, 고졸 출신의 생산직 사람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훨씬 더 많은 자산을 축적하고 있을 때이다.
본인은 좋은 대학을 나와서 능력주의에 쩔어있는 상황인데 돈 때문에 현타가 오는 순간이 온다.
사람마다 삶의 기준이 다르긴한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생활을 할 때는 돈으로 능력이 평가된다.
좋은 대학을 나오면 대기업 취업이 유리한가?
시험만능주의, 능력주의가 가장 심한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그나마 요즘에는 대기업이라고 하는 곳들이 스펙이 아니라 입사 시험으로 평가를 하는 추세라서 대학 스펙이 큰 영향을 주진 않고 있다.
관리부서
그러나, 별다른 능력이 요구되지 않는 관리부서에서는 면접과정을 통해 학벌주의를 드러낸다.
관리부서쪽 채용은 인사팀장의 영향력이 막대한데, 인사팀장이 가지고 있는 학벌에 대한 개념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다.
스펙으로만 평가하는게 편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당장 눈에 보이는 걸로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그리고 관리부서는 특출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뽑는게 아니기 때문에 과거 수능때부터 얼마나 노력했는지 평가하는게 이사람들한테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좋은 대학이든 지잡대든 가르치는 과목이나 내용은 동일하다.
기술개발 부서
취업에서 대학 스펙보다 능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표적인 곳이 공과대학이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취업하고자 한다면 대학 스펙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대학 입학 이후가 중요하다.
내 인생의 목표가 대기업인지 돈인지 아니면 명예인지 분간도 안가는 상황에서 무조건 좋은 대학을 가야겠다고 마음먹는건 어불성설이다.
좋은 대학을 나오면 찾아오는 기회가 많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내가 서울대를 나왔다고해서 삼성이나 LG에서 모셔가는게 아니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력이 학벌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영업 부서
고용주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수익이므로, 고졸이지만 영업 실적이 명문대 출신을 능가하는 직원을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보험 영업직은 과거에도 학력 불문하고 지원이 가능했다.
만약, 영업 실적이 중요한 업종에서 명문대 출신을 무조건 우대해야 한다면 실적이 나쁜 직원도 무조건 안고 가야 하므로 오히려 기업에 해가 된다.
다만 명문대를 나온 사람이 기본적으로 업무 이해도가 높고 성실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인사팀에서 학벌을 보는 것뿐이다.
대학을 가야지만 원하는 지식을 얻을 수 있을까?
대학 교수들의 가르치는 역량도 중요하긴한데, 대부분의 대학들은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수동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그러니까 교수의 설명이 도움되긴하지만 전공서적만 이해하더라도 충분하다.
그럼, 전공서적을 이해하는게 내 삶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궁금할 것이다.
전공서적의 내용은 사기업 연구원 또는 석박사 진학을 위한 기초에 불과하다.
소위 스펙이라고 불리는 것을 쌓기 위해서는 전공서적까지 이해할 필요는 없고, 자격증 책 내용만 알아도 충분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사기업 연구원 또는 개발자로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자격증 책 내용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다.
대학교수들과 기업인들 간의 대화가 잘 안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지식에 대한 태도이다.
대학교수들은 새로운 연구 지식에 대한 발견이 중요하고, 기업인들은 그 지식으로 돈을 버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기업에 취업할 때,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반드시 알아야되는건 아니란 얘기.
심지어 고등학교때 배운 공식들도 써먹을 일이 거의 없다.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만족할만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돈이더라. 먹고사는 문제가 크니까 당연한 거다.
근데 수입은 꼭 학력 때문만이 아니라 재능, 경험, 선택 같은 것들과 더 많이 묶여 있다 하거든.
요즘은 개인의 능력이 돈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훨씬 많아졌다. 예전보다 길이 다양해진 셈이다.
한국도 예전보다 훨씬 다채로운 기회가 많다. 특히 IT나 콘텐츠 쪽은 진짜 길이 넓다.
내 주변에 20대에 개발 배우고 연봉 치고 올라간 사람 많더라. 고졸인데 연 6천 넘긴 친구도 봤다 해보자.
연예·유튜브·프리랜서 시장은 이미 학력이 필요 없는 구조임. 재미있게도 운보다 꾸준함이 더 중요하더라.
이런 걸 직접 보면 “아, 진짜 시대 달라졌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