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부 사정과 주식 관계에 대해서 우리 같은 일반인이 파악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다. 다행히 민희진이 여론전을 펼치면서 수많은 떡밥을 던졌기 때문에 우리가 어느정도 해석할 수 있고 엔터업계에 대해서 많은 걸 알게되는 것 같다. 내가 정리한 내용을 통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카톡 문자를 순서대로 정리하면
- 풋옵션 행사 후 탈출
- 어도어 회사 빈 껍데기
- 재무적 투자자 구해서 어도어 사들임
- 민희진 어도어 지분 획득
한마디로, 어도어 회사를 병신 만들어서 민희진이 저가매수하겠다는 의미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인데 이걸 금융권에서는 인수합병이라고 부른다.
인수합병이라고 하면 가장 기본적인 형태가 다른 기업의 기술력이나 가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사들이는 것인데, 하이브가 멀티레이블을 구축할 때 쏘스뮤직, 플래디스를 사들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근데 민희진이 하려고 하는 것은 돈이 있는 상태에서 하이브와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가치를 바닥으로 떨어트린 다음에 협상하는 척하면서 경영권을 빼앗는 적대적 M&A와 가깝다고 보면 된다.
민희진 대표가 이걸 행동으로 옮기진 않았지만 카톡으로 주고받을 정도로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만큼 본인이 어도어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문점
- 왜 독립하려고 하는가?
- 민희진 지분 20%로 어도어를 독립시킬 수 있나?
- 하이브가 정기주총 기다렸다가 민희진 해임하면 되는데 왜 서두르는가?
1. 왜 독립하려고 하는가?
사실 민희진이 어도어 지분 20%를 저가에 매수했다고 하지만 그 당시에는 뉴진스가 이렇게 뜰 줄 몰랐고 지금 이미 뜬 상태에서 보니까 저가 매수인 것이다.
뉴진스가 망했다면 본전도 못챙겼을 수 있다. 물론 하이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걸그룹이 망할 일은 없겠지.
어도어의 기업가치가 2조원이라고 하는 것은 26년에 계획하고 있는 상장 규모이다. 추정 수치이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건 아니고 그 동안 얼마든지 기업가치는 변할 수 있다.
이 말인 즉슨 민희진에게 떨어지는 지분 수익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어도어 회사가 상장을 해야지만 민희진이 지분 20%을 매각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전까지는 그냥 지분 쪼가리에 불과하다.
안그래도 모회사인 하이브와 의견 충돌이 잦기도 하고 상장하기 전까지는 지분을 매각해서 수익을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기다리기 지쳐서 경영권을 뺏어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민희진 대표를 포함한 어도어 이사회 3인방은 어떻게 하면 독립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고민이라고 얘기할 거리도 안되는게 너무나도 쉬운 개념으로 어도어를 집어 삼키려고 했다.
카톡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어도어를 사줄 수 있는 투자자가 필요한데, 3인방은 민희진과 뉴진스를 믿고서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2. 민희진 지분 20%로 어도어를 독립시킬 수 있나?
하이브가 민희진에게 20%의 지분을 부여하면서 25년 1월 2일에 그동안의 영업이익 수준으로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었다.
그러니까 상장을 하기 전에 민희진은 어도어의 영업이익 평균 수준을 얻고서 지분을 하이브에 넘겨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다.
이 후에 어도어와 뉴진스는 계약해지를 하고 어도어라는 회사를 빈껍데기로 만든다고 얘기를 한 것이다.
근데 뉴진스가 계약해지를 하려면 상호 합의가 안되기 때문에 무조건 위약금을 물어줘야 한다. 이 부분은 하이브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
그래서 3인방이 생각한 것이 민희진이 수익화한 돈과 재무적 투자자의 돈을 합쳐서 위약금도 해결하고 어도어 인수 금액도 해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민희진이 지분 20%밖에 없어서 경영권을 빼앗아 올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결국 돈 싸움이다.
3. 하이브가 정기주총 기다렸다가 민희진 해임하면 되는데 왜 서두르는가?
하이브가 그마나 우위에 있을 수 있는건 뉴진스의 계약해지 위약금이다.
서로 계약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동안 어도어에 투자한 금액에 비례해서 위약금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근데 이 위약금을 감당할 수 있을만큼 민희진을 포함한 3인방이 준비를 철저히 했다면 하이브는 그냥 앉은 자리에서 회사 하나를 잃게 되는 것이다.
삼성처럼 제품을 찍어내는 것도 아니고 사람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민희진과 뉴진스가 어도어를 포기하고 나가면 그 회사는 빈껍데기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정기 주총까지 기다렸다가는 그동안 투자한 금액만 위약금 정도로 회수하게 되는 것이고 회사 가치는 0원으로 추락하게 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민희진이 어도어 회사에 자기 사람을 배치해두었기 때문이고, 민희진의 영향력이 어마무시하기 때문이다.
어도어라는 회사는 태생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는 빈껍데기로 시작을 했는데, 민희진, 뉴진스, 이사회, 프로듀서 들이 들어가서 가치를 창출한 것이니까 알맹이만 쏙 빠져나오면 회사는 다시 태초로 돌아가서 빈껍데기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주식 투자를 할 때 회사의 스케쥴과 내부 사정을 확인하는 이유를 이번 계기를 통해 알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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