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험이 있고 경제 관념이 있는 직장인들은 민희진 사태에 대해서 누구보다 공감할 것이다. 민희진이 100% 잘못했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업무관점에서 보면 편을 드는 사람이 많을텐데 주식시장 관점에서 매우 사사로운 일이다. 그러니까 직원이 일을 하는 것과 회사가 경영을 하는 것은 별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희진 기자회견 분석
지금 민희진이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 3가지이다.
- 민희진이라는 브랜드를 마케팅해서 걸그룹을 론칭하는 것. 그래서 민희진이라는 이름과 브랜딩에 대해서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뉴진스는 민희진이 만든 것이고 모든 권한이 나에게 있다.
- 하이브는 뉴진스에 대해 적극적으로 서포트 해주지 않았다.
위 내용을 보고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경제 개념이 없는 것이다. 민희진이 하는 말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옹호하는 사람이라면 감성팔이가 하소연하는 내용에 대해서 감성적으로 공감하는 사람일 뿐이다.
하이브는 아이돌을 꿈꾸는 아이들의 희망을 이뤄주는 자선 회사가 아니고, 돈을 벌어야 하는 주식회사이다.
이 개념이 맨 꼭대기에 있는 것이고, 돈을 벌어야 나중에 자선사업을 하든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주든 말든 한다.
돈을 버는 회사라는 개념을 배제하면 하이브라는 회사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세계적으로 ESG경영이라고 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보지만 그 비중이 수익 창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제조업과 비교
본 사태를 제조업과 비교해보면 민희진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삼성 전자도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가 있다. 하이브가 삼성과 비교할 그릇이 못되지만 그냥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비교해봤다.
이재용 회장이 방시혁과 같은 위치이고,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민희진과 같다고 보면 된다.
근데 예를 들어서, 노태문 사장이 이번에 나온 갤럭시 S24를 본인이 애지중지해서 개발했고 자기 이름을 걸고서 브랜딩도 했으니까 이 제품에 대해서는 내가 마음대로 할 거라고 이재용 회장한테 불만을 얘기했다고 해보자.
그리고 이재용 회장이 이번 갤럭시 S24를 1년 뒤에 출시하자고 명령을 했는데 노태문 사장이 그 명령 자체가 마음에 안들어서 하극상을 일으켰다고 해보자.
그리고 민희진이 기자회견을 한 것처럼 노태문 사장이 이재용 회장과 대화를 나눴던 카톡을 공개하면서 회사 내부 시스템이 엉망이라고 고발하고 어린 아이처럼 징징대면서 울었다고 해보자.
마지막으로, 기자회견을 하면서 갤럭시 S24가 1년 뒤에 출시되는 것에 대해 이걸 개발한 연구원들, 개발자들이 고생해온 것이 묵살당하고 회사원들의 꿈과 가족들의 희망이 짓밟혔다고 감성팔이를 한다고 해보자.
지금 얘기하는 얘기들이 와닿지 않는다는 걸 금새 알게 깨닫게 될 것이다. 학생이라면 잘 모르겠지만 직장인이라면 노태문 사장이 하는 행동이 얼마나 이상한지 바로 눈치를 챘을 것이다.
갤럭시 S24는 노태문 사장 것이 아니고 삼성전자라는 회사의 것이다. 뉴진스는 민희진과 방시혁의 것이 아니고 하이브라는 회사가 지식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실질적인 주인이다.
민희진이 자기가 얼마나 고생하면서 뉴진스를 키웠는데 하이브가 나한테 이렇게 천대하냐고 울면서 징징댄 건 그냥 블라인드에서 직원이 회사 욕을 하는 수준밖에 안된다.
민희진이 하는 행동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뉴진스에 대해 법적으로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징징대면서 하소연하는 것 뿐이었다.
정리하면, 민희진은 대표이사로써 자격이 없는 사람이고, 주식회사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초짜 경영인에 불과하다.
주주들이 감성팔이하는 경영인을 좋게 볼리 없다. 그냥 도려내면 그만이고, 하이브라는 가치는 흔들리지 않는다.
엔터 산업은 독특하다고 하는 분들의 오해
이쪽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하는 일들이 다른 분야와 다르게 굉장히 특별하고 뭔가 있어보인다는 식으로 얘기한다.
그러면서 민희진처럼 썩어빠진 시스템을 개선해야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창작의 고통을 느끼면서 프로듀싱, 디렉팅을 해야되는 것이기 때문에 감성적인 부분도 많이 있고 사람간의 이견이 있으면 쉽게 틀어지는 독특한 부분이 있다고 얘기를 한다.
그렇게 따지면 다른 산업분야는 창작이 없는 줄 아나? 스마트폰이나 자동차가 그냥 만들어지는 줄 아나? 음악을 만드는 것 자체가 감히 쳐다도 보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기술력이 들어간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은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서 다양하고 획일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사람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려고 엄청나게 노력을 하고 있다.
그에 반해서 엔터 업계는 아직 미성숙한 경영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지, 이 업계가 엄청 대단한 일을 하기 때문에 민희진 사태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3대 기획사들이 주식회사로 상장하고 매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해서 그런게 아니다.
이익을 내니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봤을 때 하이브나 카카오나 현대자동차나 그냥 돈을 버는 기업일 뿐이다.
주가 상승의 요소가 다르고 하는 일 자체가 다른건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본인들의 일이 굉장히 특별하다고 떠벌리고 다닌다고 해보자. 그게 공감이 되나?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냥 어린애가 지 자랑하기 바쁜 그런 모습을 보여질 뿐이다.
방시혁이 잘못한 것
민희진을 컨트롤 하지 못한 것 그 이상 그이하도 없다.
고작 자회사에 발령된 바지 사장 하나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해서 내부 고발이나 하게 만든 것에 대해서 주주들의 질타를 제대로 받을 것이다.
그리고 민희진의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내용을 보니까 임원들끼리 반말을 하고 경계가 모호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리가 잘 안되는 경영 시스템이 드러났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한 팩트가 나온건 아니지만 민희진의 말이 사실이라면 회사 경영을 아주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민희진을 고용하면서 모든 전권을 위임했다는 식으로 접근한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 주식회사는 애초에 그럴 수 없는 구조이다.
방시혁도 경영에 대해서 일절 모르는 사람이고 오로지 음악 프로듀싱만 하는 사람이라서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
이번 사태 덕분에 하이브의 문제점을 알게되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성장할 기회가 있는 건 사실이다.
민희진이 잘못한 것
엔터 업계의 독특함을 어필해서 자회사의 바지사장 주제에 모회사의 고유 결정 권한을 무시한 것이다.
뭔가 잘못된 것에 대해서 의견을 피력할 순 있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자는 엄연히 하이브인데 자기 마음에 안드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서 하극상을 일으킨 건 경영인으로써 자세가 안되어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대표의 자격보다는 그냥 일 열심히 하는 직원이 어울리는 깜냥밖에 안되는 것이다
회사의 대표들이 현재 기업 내에 업무 시스템이 개판인지 아닌지 다 알면서도 쉽게 건드리지 않고 변화를 회피하는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야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엔터 업계가 썩어빠졌다고 주장하면서 본인이 현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주주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주장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걸 증명할 수 있나? 결정권도 없는 바지사장 주제에 본인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
디렉팅에 미쳐있는 것은 본인의 업무일 뿐이고, 대표이사라면 회사 경영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못했다.
법적으로 잘못한 건 없어보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경험이 별로 없는 어리숙한 경영인으로 마무리되는듯하다.
기자회견을 보니까 본인은 애초에 경영에 대해 관심도 별로 없고 일을 제대로 하고 싶다고 하는 걸 보니까 대표이사가 아니고 그냥 팀장 같은 직책을 주는게 낫지 않았나 싶다.
결론
이슈몰이가 쉬운 엔터 업계이고 기자들의 아주 맛있는 먹잇감이기 때문에 이렇게 난리가 나는 것이지, 실제로 주식 쪽에서는 대응 조차도 별로 안한다.
하이브가 BTS 덕분에 성장을 하게 되었고, 그게 가능했던 요소가 방시혁 사단의 프로듀싱 능력이다.
뉴진스, 아일릿, 르세라핌의 팬이라면 본인들의 가수들이 왜 인기가 많은지 판단해보자.
의상 컨셉이나 화보촬영, 명품 패션쇼 참석 등이 인지도를 높인건지 아니면 하이브와 BTS라는 타이틀을 뒷배경으로 해서 방시혁 사단이 작곡한 노래가 좋아서인지 말이다.
내가 아일릿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마그네틱이라는 노래가 좋아서이다. 뉴진스의 하입보이를 좋아하는건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것이다.
민희진이 뉴진스의 모든 것을 전부 다 관여했다고 해서 그 노래와 춤이 좋아진건 아니다. 본인의 디렉팅은 매우 섬세하고 예민하다고 하지만 그걸 인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노래만 듣고서 팬이 된 사람들도 있다.
민희진이 노래에 대해서 디렉팅 하는 방송을 본 적이 있었는데, 발음 하나 음정 하나 그런걸 신경쓴다고 해서 그걸 받아들이는 팬들 입장에서는 크게 와닿는게 아닐 수 있다.
주식 관점에서 엔터 업계의 핵심 요소는 음악 작곡, 작사, 안무 3가지 비중이 제일 크고, 그 다음에 따라오는게 소소하게 잡아가는 디렉팅이다.
디렉팅도 중요하다고 반박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질문해보자. 그게 하이브 주식에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 말이다.
우리나라 엔터 업계의 주식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K팝 호황 덕분에 성장하게 되었다. 신사업이나 마찬가지인 시점에서 주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으면 한다.